실명을 유발하는 눈으로 오는 중풍 
기저질환자의 철저한 관리 중요 

[위클리오늘] 인간 몸 구석구석엔 혈관이 지나간다. 혈액 통로인 우리 몸 속 혈관은 일직선으로 모두 연결하면 지구 둘레의 두배가 넘는 10만km에 달한다. 그 만큼 혈액은 우리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질환도 많다. 머리 쪽 혈관이 갑작스럽게 막히면 뇌경색, 반신마비, 언어장애와 같은 이른바 '중풍'이 발생할 수 있다. 누구나 두려워 하는 중풍. 하지만 눈에도 중풍에 해당하는 질환이 있다. 망막 신경조직의 혈관이 막히면서 시력이 저하하거나 실명에 이를 수  있는 '망막정맥폐쇄'가 바로 눈의 중풍으로 불리는 질환이다.

망막은 눈의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망막은 외부 시각 정보를 받아들여 뇌로 전달한다. 이런 망막도 혈액의 공급은 매우 중요하다. 망막에도 혈액을 내보내는 망막 정맥과, 혈액을 공급받는 망막 동맥이 있다. 이 두 혈관이 함께 잘 작동하면 망막이 정상적으로 작동, 시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망막 정맥이 폐쇄되면 망막은 정상적인 영양을 공급받을 수 없어 '시력상실'에 이를 수 있다.

이런 망막정맥 폐쇄는 노화 및 혈관 질환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이 때문에 특히 50세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심장질환, 혈액질환, 흡연, 당뇨, 고혈압 조절 그리고 스트레스는 주요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글쓴이 안과전문의 겸 강남에이스안과 대표원장 신경훈
글쓴이 안과전문의 겸 강남에이스안과 대표원장 신경훈

눈의 90%는 중심부가 역할을 한다. 주변부는 10%만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변부 혈관이 막히는 경우 일반적으로 증상이 미미하거나 아예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어 환자 스스로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경우도 많다. 각별히 주의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망막중심정맥이 폐쇄되면 눈은 세밀한 시각 정보 처리에 큰 영향을 받게된다. 이는 시력 영역 가운데 중요한 부분인 황반 주위의 혈관이 폐쇄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망막 영양 공급이 감소하고 황반부종이 생겨 급격한 시력 저하를 겪게된다. 또 사물이 왜곡돼 보이는 현상인 '변형 시'가 나타날 수 있다. 환자가 글을 읽는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일면 당연하다.

중요한 점은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에 부종이 있는 경우 빠른 검사와 치료로 시세포의 비가역적 손상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 망막 중심부에 부종이 생기면 즉시 안과전문의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또 이런 망막 정맥폐쇄가 발생하면 5년 이내 머리 중풍이 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망막정맥폐쇄가 발견되면 전문의와 상의해 전신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치료 방법은 질환의 유형과 심각성에 따라 다양하다. 약물치료, 레이저 치료, 안구 내 주입술 등을 혈관 폐쇄 위치, 황반부종 유무에 따라서 적절한 치료법이 뒤 따른다. 다만 만성기가 되어 유리체 내 출혈이나 혼탁이 심한 경우, 안과적으로 큰 수술인 '유리체절제술' 즉 망막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종합하면 이 질환은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고령,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의 경우 철저한 관리를 통해 예방에 힘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은 사전에 문제를 찾는데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다.

글 안과전문의 겸 강남에이스안과 대표원장 신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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