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전일 대비 7.4원 하락 출발…장중 1457.0원 기록
외환당국 개입, 미 금리인하 기대감 등 환율 하락 이끌어
씨티그룹,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조건으로 1480원대 환율 추정

▲ 사진=뉴시스
▲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 개입,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 등에 장중 1460원대 밑으로 하락한 가운데,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1480원대에서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주간 종가 기준) 대비 7.4원 내린 1465.0원에 출발해 오전 기준 1460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4일 1479.4원까지 치솟은 이후 내림세로 전환했으며, 이날 장중 한때 1457.0원까지 하락했다.

이날 원화 가치가 강세로 돌아선 주된 배경은 ▲외환당국 개입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풀이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이 1480원 돌파를 눈앞에 두자, 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과 4자 협의체를 구성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를 포함해 한은과 국민연금 간 650억 달러 규모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 등이 거론됐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 환헤지는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시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헤지)하기 위해 실행하는 것으로, 주로 현재 환율로 미래의 달러를 원화로 바꿀 수 있는 선물환 매도방식을 활용하며, 국민연금이 환헤지를 발동할 경우 그에 해당하는 규모의 달러가 현물 외환시장에 공급돼 원/달러 환율을 낮출 수 있다.

국민연금 환헤지는 자체 판단으로 해외투자 규모의 5%까지 실행할 수 있는 ‘전술적 환헤지’와, 환율 변동이 크게 발생할 때 기금운용위원회의 사전 승인과 심사를 거쳐 해외투자 규모의 10%까지 실행할 수 있는 ‘전략적 환헤지’로 구성돼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 규모는 771조2000억원(해외주식 486.4조원, 해외채권 96조원, 해외대체투자 188.8조원)인 만큼, 전략적 환헤지가 발동한다면 50조원 이상의 달러가 시장에 공급될 수 있다.

아울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오는 12월 10월 예정된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인하가 나올 가능성은 84.3%로 전주(50.1%) 대비 34.2%p 급등했다.

이는 FOMC 회의 부의장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지난 21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긍정적 발언을 한 데 이어, FOMC 회의에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이날 금리인하를 지지한 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1480원대를 기록할 경우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씨티그룹은 이달 14일 보고서를 통해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발동될 환율을 1480원으로 추정했으며, 전략적 환헤지가 발동되면 약 500억 달러 규모의 달러 매도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국민연금 전략적 환헤지 발동 조건은 ‘2001년부터 지금까지의 환율 분포도가 2.58 시그마(표준편차) 이상, 즉 신뢰구간 99% 이상을 벗어나는 극단적인 상황'이 '5영업일 이상' 지속할 때이며, 씨티그룹 추정에 따르면 1480원 이상 환율이 5영업일 이상 이어지면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가 나올 수 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