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분쟁 당사국에 대한 국내 금융사 익스포저 낮아”
유사시 94조원 규모 ‘시장안정 프로그램’ 통해 대응
원/달러 환율, 1380원 돌파…“유가 추가 상승 시 1400원 불가피”
[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우리나라 금융당국이 최근 이란-이스라엘 간 군사적 충돌이 국내 금융권에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김주현 위원장 주재로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하고 “분쟁 당사국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크지 않고, 금융권의 외화조달 여건도 양호한 상황”이라며 “이번 중동 사태가 단기적으로 국내 금융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이란의 전면적인 공격에 따른 것으로, 해당 사태로 인한 금융권의 과도한 불안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는 중동 사태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 배경으로 ▲이란, 이스라엘에 대한 낮은 익스포저 ▲94조원 규모 시장안정 프로그램 등을 꼽았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금융회사의 이란 익스포저는 100만 달러, 이스라엘은 2억9000만 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금융위는 향후 중동 사태 전개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임을 감안해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장 불안 발생 시 이미 가동 중인 시장안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적극적 대응에 나선다.
시장안정 프로그램은 기존 85조원에서 올해 3월 건설경기 회복 지원방안에 따른 9조원을 추가한 94조원 규모로 조성돼 있다.
이날 김주현 위원장은 “국내 금융시장 여건이 양호한 상황이고, 시장 불안 요인에 대한 정부의 대응여력도 충분한 만큼, 시장 참여자들이 과도한 우려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한편 중동 사태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급등 배경은 금리정책의 탈동조화와 중동 지정학적 우려로 상징하는 유가 불안”이라며 “유가 추가 상승, 즉 WTI 가격이 배럴당 90달러 수준을 넘어선다면 원/달러 환율 역시 1400원대 진입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6.6원 오른 1382.0원에 개장한 이후 장 초반 1384.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2022년 11월 8일(1394.6원) 이후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