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환율 변동성 계속되면 시장 안정화 조치 나설 것”
전날 원/달러 환율, 역사상 네 번째 1400원대 기록
증권가 연구원, 환율 상단으로 1400~1440원 제시

위클ㄹ오늘TV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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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오늘=김현태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직접적인 개입을 시사한 가운데, 증권가에선 환율 상단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16일(현지시간) 이창용 한은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DC에서 CNBC 뉴스에 출연해 최근 원/달러 환율 움직임에 따른 외환당국의 직접적인 개입 의사를 밝혔다.

이날 이 총재는 환율과 관련해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며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뉴시스

이번 발언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를 상징하는 1400원선까지 상승한 것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00.0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2022년 11월 7일(1413.5원) 이후 17개월 만에 처음으로 1400원선에 올라섰다.

역사상 1400원을 기록한 시기는 전날을 포함해 ▲1997년 IMF 외환위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2022년 킹달러 현상 및 레고랜드 사태 등 총 4차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지난 16일 오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긴급 공지를 통한 구두개입으로 환율 방어에 나선 바 있다.

이날 이 총재는 원화 약세 배경으로 ▲미국 달러화 강세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 위안화 및 일본 엔화 약세 등을 꼽았다.

다만 외환당국의 개입에도 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단을 상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박수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날 '환율 전망 업데이트' 보고서를 통해 2분기 원/달러 환율 상단을 1420원까지 올렸고,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차 상단과 2차 상단으로 각각 1400원, 1440원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평균 원/달러 환율을 1357원 내외로 상향 조정했다.

한편 이번 환율 급등에 대해 과도한 공포심은 피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400원 환율은 금융시장 입장에서 새로운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시그널일 수 있지만, 이전과 같이 위기로 이어지는 바로미터는 아니라는 생각이다”며 “분명히 경계심을 가져야 할 수준이지만, 과도한 공포심에 사로잡혀서도 안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전 1400원 환율 당시와의 차이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위험 ▲경상수지 개선 등 경기사이클 추이 ▲비달러 통화 동반 약세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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