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오늘=김지윤 기자] 요즘 쉽게 볼 수 있는 길고양이는 2017년 현재 전국에 100만 마리, 서울에만 약 20만~25만 마리로 추정된다. 길고양이 개체수의 꾸준한 증가에 따라 길고양이 학대사건이나 혐오범죄 또한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인간과 고양이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TNR)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TNR은 Trap(포획)-Neuter(중성화수술)-Return(방사)의 약자로 길고양이를 포획해서 중성화수술을 하고 원래 살던 곳에 방사하는 정책을 말한다. 중성화수술을 마친 고양이는 한 쪽 귀 끝이 조금 잘림으로써 특정한 표식을 갖게 되고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간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TNR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6년 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의 일부 주민들이 지하실에 살던 길고양이들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며 지하실의 문을 용접해 길고양이들이 떼죽음을 당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다.

현재 한 지역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는 ‘비둘기.들고양이 먹이주기 금지’ 활동에 동물보호단체에서 항의가 거세다. 단순히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돌보는 일에 앞서 고양이를 버리지 않고, 개체 수 조절을 위한 TNR 사업의 이해와 현실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동물의소리 제공>

TNR 사업이 길고양이로 인한 문제의 완벽한 해결책은 아닐지라도 개체 수 조절의 적절한 방안이다. 중성화수술을 거친 길고양이는 발정기로 인한 시끄러운 울음소리를 내지 않고, 암컷을 차지하기 위해 수컷 고양이들의 영역싸움도 줄어들어 길고양이들의 공격성이 낮아지는 장점이 있다.

TNR 사업은 1970년대 영국에서 최초로 도입됐다. 그리고 여러 유럽 국가를 포함해 미국, 일본 등 상당수의 국가에서 오래전부터 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TNR’에서 더 나아가 'TTVARM'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TTVARM’은 길고양이를 포획한 후에 검사(Test)와 예방접종(Vaccinate), 불임수술(Alter)을 거치고 방사(Release)해 지속적 관찰(Monitor)로 길고양이 개체 번식 수 감소뿐만 아니라 길고양이들의 더 확실한 안전을 보장하려고 실시하는 정책이다.

말 못하는 길고양이들도 각자의 삶이 있는 지구촌 일원이다. 살아 숨 쉬는 이유만으로도 존귀하기에 생명의 가치를 해치는 일은 범죄다. 단순히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돌보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다. 개인들은 고양이를 버리지 않고, 무분별하게 태어나고 죽는 것을 막기 위해 TNR 사업에 대한 이해와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길고양이 문제 해결을 위해 매월 ‘길고양이 TNR 데이’를 신설해 길고양이로 인한 지역 주민 간 분쟁을 해소하고, 동물복지와 생명존중 사상을 확산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의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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