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7시간 비밀 함구 조여옥, 막판 이슬비 대위 등장으로 위증죄 꼬투리잡혀

▲ 이슬비 대위.<출처=ytn>

[위클리오늘=강민규 기자] 22일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5차 청문회에 등장한 조여옥 대위의 입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을 듣는 것은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

조여옥 대위는 청문회 내내 핵심적인 질문에 '모른다' 아니다' 등 단답형으로 응답하며 핵심을 비켜갔다.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청문위원들은 조여옥 대위가 함구하는 것이 청와대나 국방부 등의 압력에 의한 것인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집요하게 추궁했으나 조 대위의 입을 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별다른 반박 자료나 증거가 없는 청문위원들은 조여옥 대위를 추궁하는 데 한계가 역력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청문회 막바지에 반전됐다. 

이슬비 대위라는 돌발 변수가 나타났다. 조여옥 대위가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국군수도병원으로 인사발령이 난 사실도 드러났다.

국조특위는 조여옥 대위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추후 추가적인 청문회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의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조여옥 대위는 청문회 내내 미국에서 귀국한 후 청와대나 국방부 등 군당국자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조여옥 대위가 친구라고 주장하는 이슬비 대위와 함께 청문회장에 왔고 이 과정에서 국방부측과 접촉한 한 사실이 밝혀졌다.

조여옥 대위가 귀국 후 군당국자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한 것은 위증인 셈이다. 

이슬비 대위 건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민 제보를 바탕으로 청문회 막바지에 "하루종일 조여옥 대위를 지켜본 동행자가 있다"며 신원확인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곧바로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이 이 동행자를 청문회장 마이크 앞에 세워 신분을 확인했다.

이에 이 인물은 자신이 조여옥 대위의 국군간호사관학교 동기이자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이슬비 대위라고 밝혔다.

이슬비 대위는 "국군간호사관학교 1학년 때부터 조여옥 대위와 친했던 동기"라며 "개인적 목적으로 휴가를 낸 날이지만, 공교롭게도 이날 청문회가 열린다고해서 이 자리에 오게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슬비 대위가 "사적으로 참석했지만 국군수도병원에서 절차를 거쳐 공가 처리로 바꿔준다고 했다"고 발언한 부분이었다.

김성태 위원장은 "병원장으로부터 조여옥 대위가 청문회 출석하니까 같이 동행하라는 지시를 받고 온 거냐"고 물었다. 

이슬비 대위는 "아니다"라고 부인했고, 김성태 위원장은 "그런데 어떻게 공가 처리를 해주나"라고 따졌다.  

이슬비 대위는 "제가 조여옥 대위와 얘기한 상황이고 조여옥 대위가 저를 동행해 여기에 와도 되는지를 국방부에 문의한 것으로 안다"며 "제가 군인 신분이라 같이 가는 것에 대해 오해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 국방부에 문의를 했고 인사사령부 측에서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자 김성태 위원장은 "사적으로 조여옥 대위가 간호사 후보생 동기이기 때문에 같이 왔다고 했는데, 왜 부대 병원에선 공가로 처리해주느냐"고 다시 물었다.

이슬비 대위는 "원래 개인적으로 휴가를 낸 날이었는데 공교롭게도 이날 청문회가 열린다고 해 동기와 함께 와주려고 오게됐다"며 "이 자리에 오는 것 때문에 공가 처리로 바꿔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국방부측에서 동행할 근무자 붙여주고 싶었는데 다른 근무자를 동행했을 때는 문제가 생길 것이기에 동기인 저를 선택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조여옥 대위는 이날 청문회에서 줄곧 귀국 후 청와대나 국방부와 연락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최소한 이슬비 대위 건으로 국방부측과 접촉을 했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 부분에 관한한 조여옥 대위는 국회에서의 증언감정등에관한 법률 상 위증죄에 해당될 수 있는 셈이다. 

이슬비 대위가 사적인 사유로 공가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위법하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이슬비 대위가 공가를 받았다면 군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조여옥 대위가 지난 20일자로 국군수도병원으로 인사발령된 것도 확인됐다.  

조여옥 대위는 이날 청문회에서 자신의 보직 변경에 대해 발언한 적이 없음을 물론 청문회가 끝나면 연수를 위해 미국으로 다시 출국할 것이라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조여옥 대위는 청문회가 끝나면 미국으로 간다고 했는데 지난 20일 국군수도병원 중환자실로 발령이 났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여옥 대위는 "통보받은 사항이 없다. 아직 발령 담당자로부터 듣지 못했다"고 했다. 

윤소하 의원은 "언제 미국으로 출국하느냐"고 물었고, 조여옥 대위는 "이달 30일 대한항공으로 미국편 비행기를 예약했다"고 답했다. 

조여옥 대위는 또 "발령이라는 부분은 교육 이후의 제 임지로, 추후 연락이 올 거라 판단된다"며 "이 부분에서 중요한 내용인지 모르겠다. 제 다음 임지는 복귀 전 연락받을 내용이라 생각된다"고 했다. 

청와대 근무자가 다른 곳으로 인사발령이 났는데 정작 본인은 몰랐다고 하는 것에 대해 청문위원들은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김성태 위원장은 "조여옥 대위의 출국 정지에 대해 위원회에서 판단하고 결정해 검찰에 공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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