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기 불황과 음주문화 변화 여파로 국내 위스키 시장이 8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위클리오늘=강인식 기자] 경기불황의 장기화와 가벼운 술자리를 선호하는 문화가 퍼지면서 위스키 시장이 8년 연속 마이너스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김영란법의 영향까지 겹쳐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서의 이른바 '접대문화'가 사라지고 사회 전반적으로 독주를 기피하는 음주 문화가 확산된 탓으로 풀이된다.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166만9587상자(1상자는 500㎖ x18병)로 전년보다 약 4.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위스키 판매량은 지난 2008년 284만 상자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해까지 8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오랫동안 디아지오코리아와 함께 양강 체제를 유지해온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몰락이 두드러진다.

'윈저' 제조사인 디아지오코리아가 60만9999상자를 판매해 1위를 고수한 반면 '임페리얼'을 생산하는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전년 대비 19.5% 급감한 35만6261상자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페르노리카는 이에 따라 국내 진출 이후 처음으로 3위로 추락했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빼앗긴 시장점유율은 고스란히 골든블루에게 돌아갔다.

부산 지역에 기반한 토종 위스키 업체 골든블루는 알코올도수 37도 이하의 저도주 시장을 선점한 전략이 적중, 지난해 판매량이 36만9461상자로 전년보다 31.1%나 급증하며 페르노리카를 밀어내고 2위로 뛰어올랐다.

4위는 18만3199상자를 판매한 롯데주류가 차지했다. 재작년 8~10위권이었던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의 약진도 돋보인다.

'글렌피딕' 제조사로 널리 알려진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는 지난해 선보인 저도주 위스키 '그린자켓'이 히트를 치며 판매량이 전년 대비 68%나 급신장, 하이트진로를 제치고 5위로 뛰어올랐다.

위스키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전반적 침체 속에서도 골든블루의 약진과 페르노리카의 몰락이 두드러진다"며 "2~3차까지 술자리를 이어가며 룸살롱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문화가 급속히 바뀌는 추세인 만큼 위스키업계도 근본적 체질변화를 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